시 한편
이상배
작성일
03-04-02 16:38 17,2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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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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