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인심방 - 재미있는 건강 수련법
박창홍
작성일
04-01-30 16:18 9,46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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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노래와 건강
퇴계(退溪) 이황(李滉)은 성리학 발전에 금자탑을 세운 조선시대 대표적 유학자이지만 인체에 깊은 조예를 가진 의학자이기도 했다. 그가 창안한 건강수련법이 ‘활인심방(活人心方)’인데 여기에 ‘병을 없애고 장수하는 6가지 비결(去病延壽六字秘訣)’이 나온다. “취-”하고 큰 소리를 내면 신장의 기운을 키우고, “훠-”하면 심장의 기운을 돋운다는 등의 내용이다. 퇴계는 4계절에 부르는 건강노래를 제시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봄에는 ‘휴-’하면 눈이 밝아지고 이가 좋아지며, 여름엔 ‘하-’하면 심화가 절로 가라앉고, 가을에 ‘스-’하면 기를 거두어들이기 때문에 간기능이 좋아지고, 겨울에 ‘취-’하면 평안해진다.”
퇴계의 6자 비결은 종교인들이 수도나 기도할 때 부르는 찬송가, 염불, 또는 음선(音禪)과 마찬가지 이치일 것으로 짐작된다. 즉 입으로 소리를 내뱉음으로써 기혈 순환이 촉진되고 마음이 평안해지며 머리가 맑아져 수도의 목적을 이루게 된다는 원리다. 이런 소리냄을 통한 건강비결이 얼마만큼 효과적인지는 검증되지 않았으나 활인심방을 실천한 퇴계 자신은 70세까지 살았다.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은 춤과 노래를 “인간이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을 맞았을 때 발생하는 정서적 긴장감을 줄이기 위해 본능적으로 벌이는 행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어린애가 곤란을 당했을 때 소리를 지르며 깡충깡충 뛰는 것이 좋은 예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춤과 노래, 문학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카타르시스(배설)론’과 맥을 같이 한다.
노래가 면역체계를 강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교수팀이 성가대원을 상대로 노래 전후의 혈액 성분을 분석한 결과 노래를 부른 뒤 면역 단백체인 글로빈A 등의 농도가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노래가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으로서는 무릎을 칠 만한 희소식이다. 다만 소음을 지속적으로 들으면 심장마비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고 하니 노래를 즐기되 남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할 듯싶다.
제공. 경향신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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