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을 땐 잘 싸워라.- 부부싸움 십계명
박창홍
작성일
04-01-30 14:46 9,898회
0건
본문
설날에 또 싸웠어요. 음력 새해부터 또 싸웠으니 올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유난히 길었던 설 연휴, 부부싸움을 했다는 이들이 많다.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은 그러나 “제대로만 싸운다면 부부싸움은 어떤 것이 문제인지를 알고 피해갈 수 있는 지혜가 생기는 약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새해엔 잘 싸우라”는 강소장이 부부싸움을 위한 10계명을 제시했다.
1. 때리지 말고 부수지 말자=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폭력에 대한 오해가 있다. ‘맞을 짓을 했겠지’ ‘부부일에 왜 나서’라는 생각은 금물. 그 어떤 폭력도 범죄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특히 남자들은 여자들의 언어폭력에 심각하게 상처받는 경우가 많다.
2. 핵심쟁점과 ‘지금’에 초점을 맞추자=여성들은 과거의 잘못을 들추는 경우가 많다. 양말을 벗어서 아무데나 던져놓는 데에 화가 났다면 그것만 얘기하자. 항상 현재와 지금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바람피고 술마신 과거까지 들추면 역효과. 당시 다시는 안하겠다고 약속한 남편은 억울하다. 범죄에도 공소시효가 있는 것처럼 부부싸움에도 시효가 있어야 한다.
3. 아이들 앞에서 싸우지 말자=아이들에게 부부싸움은 엄청난 공포. ‘나 때문에 싸우는 건 아닐까’ ‘엄마가 이러다 집 나가는 건 아닐까’ 등의 생각이 무의식에 자리잡는다. 몇년전 초등학생이 부모의 부부싸움에 유서를 쓰고 자살한 경우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 앞에서 싸우게 된 경우엔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불건전한 싸움만을 보고 자란 아이라면 ‘절대로 나는 엄마 아빠처럼 안 싸워야지’ 생각해도 그대로 세습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4. 화약고는 피하자=인격모독이 되는 말들이 있다. 신체나 학력·혼수·월급·부모에 대한 말들이다. 건드리면 즉시 폭발하는 화약고. 부부사이엔 어떤 말이 가장 상처가 되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괴롭히고 싶은 심정에서 화약고를 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화약고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에게 있어 화약고가 뭔지를 밝히고 절대 피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것도 좋다.
5. 타임아웃과 파울을 이용하자=범죄는 분노조절이 잘 안돼서 발생하는 것. 너무 흥분해서 제대로 말할 수 없다면 ‘나중에 얘기하자’거나 그래도 수그러지지 않으면 ‘내일 말하자’고 하는 것이 낫다. 파울은 부부싸움의 규칙을 정하자는 것. 위급상황이 아니면 언성을 높이지 말자든가, 각방을 쓰지 말자는 식으로 부부만의 10계명을 정할 수도 있다. 벌칙도 미리 합의해 두면 효과적이다.
6. 자신의 욕구와 희망사항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자=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내가 원하는 부분을 오해하도록 만드는 경우가 있다. 술 자체가 아니라 건강과 음주운전의 걱정 때문에 말리는 것을 오해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부인이 “친척 중 누가 술병으로 돌아가셔서 술은 정말 걱정”이라면 남편도 “나도 종합검진을 받고 끊도록 하겠다” 등의 약속을 하면 심각한 다툼으로 가진 않는다.
7. 제3자를 끌어들이지 말자=주변사람들은 객관적일 수 없다.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다 보면 있는 사실도 왜곡될 수 있는데, 친정·시댁에 말할 경우 한편의 입장만 전달돼 입력 자체가 잘못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변인들은 자기가 흥분해서 일을 확대하는 경우도 많다. 가정폭력이나 의처증, 알코올중독, 도덕적 결함 등 내부적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면 제3자를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8. 장기전을 피하자=말 안하고 1주일, 한달 가는 부부들이 있는데 그 답답함을 못 이겨서 어느 한쪽이 사과할 경우 그 상대방도 절대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지켜보는 아이들까지도 불안하고 눈치만 보게 된다.
9. 복수하지 말고 부부싸움 후에도 자기 본분을 다하자=여자들의 경우 잠자리를 거부하거나 밥을 안해주고 남자들은 생활비를 안주고 술을 더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식으로 분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건전하지 못한 방법이다.
10. 항상 끝맺음이나 화해를 잘하자=말하기가 쑥스럽다면 손을 잡아주거나 편지를 쓰는 것, 외식하는 방법도 있다. 부부간의 사인을 정해 원앙새를 돌려놓는 것도 자연스러운 화해의 표시가 된다.
강소장은 “부부싸움을 살펴보면 늘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데 같은 방법으로 미련스럽게 감정소모를 반복한다”면서 “자기는 그대로인 채 상대방만 바뀌기를 바라면 절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현숙기자 song@kyunghyang.com〉
기사제공 : 경향신문
유난히 길었던 설 연휴, 부부싸움을 했다는 이들이 많다.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은 그러나 “제대로만 싸운다면 부부싸움은 어떤 것이 문제인지를 알고 피해갈 수 있는 지혜가 생기는 약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새해엔 잘 싸우라”는 강소장이 부부싸움을 위한 10계명을 제시했다.
1. 때리지 말고 부수지 말자=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폭력에 대한 오해가 있다. ‘맞을 짓을 했겠지’ ‘부부일에 왜 나서’라는 생각은 금물. 그 어떤 폭력도 범죄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특히 남자들은 여자들의 언어폭력에 심각하게 상처받는 경우가 많다.
2. 핵심쟁점과 ‘지금’에 초점을 맞추자=여성들은 과거의 잘못을 들추는 경우가 많다. 양말을 벗어서 아무데나 던져놓는 데에 화가 났다면 그것만 얘기하자. 항상 현재와 지금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바람피고 술마신 과거까지 들추면 역효과. 당시 다시는 안하겠다고 약속한 남편은 억울하다. 범죄에도 공소시효가 있는 것처럼 부부싸움에도 시효가 있어야 한다.
3. 아이들 앞에서 싸우지 말자=아이들에게 부부싸움은 엄청난 공포. ‘나 때문에 싸우는 건 아닐까’ ‘엄마가 이러다 집 나가는 건 아닐까’ 등의 생각이 무의식에 자리잡는다. 몇년전 초등학생이 부모의 부부싸움에 유서를 쓰고 자살한 경우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 앞에서 싸우게 된 경우엔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불건전한 싸움만을 보고 자란 아이라면 ‘절대로 나는 엄마 아빠처럼 안 싸워야지’ 생각해도 그대로 세습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4. 화약고는 피하자=인격모독이 되는 말들이 있다. 신체나 학력·혼수·월급·부모에 대한 말들이다. 건드리면 즉시 폭발하는 화약고. 부부사이엔 어떤 말이 가장 상처가 되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괴롭히고 싶은 심정에서 화약고를 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화약고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에게 있어 화약고가 뭔지를 밝히고 절대 피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것도 좋다.
5. 타임아웃과 파울을 이용하자=범죄는 분노조절이 잘 안돼서 발생하는 것. 너무 흥분해서 제대로 말할 수 없다면 ‘나중에 얘기하자’거나 그래도 수그러지지 않으면 ‘내일 말하자’고 하는 것이 낫다. 파울은 부부싸움의 규칙을 정하자는 것. 위급상황이 아니면 언성을 높이지 말자든가, 각방을 쓰지 말자는 식으로 부부만의 10계명을 정할 수도 있다. 벌칙도 미리 합의해 두면 효과적이다.
6. 자신의 욕구와 희망사항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자=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내가 원하는 부분을 오해하도록 만드는 경우가 있다. 술 자체가 아니라 건강과 음주운전의 걱정 때문에 말리는 것을 오해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부인이 “친척 중 누가 술병으로 돌아가셔서 술은 정말 걱정”이라면 남편도 “나도 종합검진을 받고 끊도록 하겠다” 등의 약속을 하면 심각한 다툼으로 가진 않는다.
7. 제3자를 끌어들이지 말자=주변사람들은 객관적일 수 없다.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다 보면 있는 사실도 왜곡될 수 있는데, 친정·시댁에 말할 경우 한편의 입장만 전달돼 입력 자체가 잘못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변인들은 자기가 흥분해서 일을 확대하는 경우도 많다. 가정폭력이나 의처증, 알코올중독, 도덕적 결함 등 내부적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면 제3자를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8. 장기전을 피하자=말 안하고 1주일, 한달 가는 부부들이 있는데 그 답답함을 못 이겨서 어느 한쪽이 사과할 경우 그 상대방도 절대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지켜보는 아이들까지도 불안하고 눈치만 보게 된다.
9. 복수하지 말고 부부싸움 후에도 자기 본분을 다하자=여자들의 경우 잠자리를 거부하거나 밥을 안해주고 남자들은 생활비를 안주고 술을 더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식으로 분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건전하지 못한 방법이다.
10. 항상 끝맺음이나 화해를 잘하자=말하기가 쑥스럽다면 손을 잡아주거나 편지를 쓰는 것, 외식하는 방법도 있다. 부부간의 사인을 정해 원앙새를 돌려놓는 것도 자연스러운 화해의 표시가 된다.
강소장은 “부부싸움을 살펴보면 늘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데 같은 방법으로 미련스럽게 감정소모를 반복한다”면서 “자기는 그대로인 채 상대방만 바뀌기를 바라면 절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현숙기자 song@kyunghyang.com〉
기사제공 : 경향신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