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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수컷을 매우 쳐라.

최승건(15) 작성일 04-11-19 16:54 9,503회 0건

본문

어물전이며 싸전,  골목골목 좌판을 펼치고 있는 사람
들, 십중팔구 여자다. 여자라고 부르기에도 뭐한 여자다.
서로 여자라는 것을 알려주려는 듯, 심심찮게 이 여편네
저 여편네 악다구니를 끼얹는, 세 바퀴 반을 돌린 털목도
리들이다.  생선 비늘 덕지덕지한 스폰지 파카들이다. 좌
판이 키워왔는지 궁둥이를 중심으로 온몸이 뭉쳐져 있다.

저 자리들을 모두 수컷들로 바꿔놓고 싶다.  마늘전 김
봉길 씨와 옹기전 심정구 씨만 빼고, 썬그라스와 방수 시
계를 파는 서부사나이만 놔두고, 종일 내기 윷 노는 담뱃
진들과 주정이 천직인 저 가래덩이들을 검정 비닐봉지에
한 열흘 집어넣었다가 좌판에 꿇어앉히고 싶다. 나오자마
자, 파주옥이나 당진집으로 달려갈 저 수컷들을 한 장 토
막이라도 돼지쓸개처럼 묶어 말리고 싶다.   선거 철에만
막걸리 거품처럼 부풀어오르는 저 수컷도 아닌 수컷들을
외양간 천장이나 헛간 추녀에 매달아 놓고 싶다.

궁둥이들의 가슴을 보아라.  밥이란 밥 다 퍼주고, 이제
구멍이 나서 불길까지 솟구치는 솥 단지가 있다.  ( 이 땅
의 여인들에게선 불내가 난다. 수컷들에게서도 설익은 불내
가 나지만, 그것은 너무 오래 쓰다듬어주기만 한 여인들에
게서 옮겨 간 것이다. )   깔고 앉았던 박스를 접고 천 원짜
리 몇을  다듬고 있는  갈퀴 손으로  저 잡것들의 버르장머
리부터 쳐라.  그리하여 다리몽둥이 절룩거리는 파장이 되
게 하라.   돌아가 저녁상을 차리고,  밤새 또 술 주정을 받
아내야 하는 솥단지들이여.   삼밭 장작불처럼,  이 수컷을
매우 쳐라.


 &nbsp; ***이정록***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시집 <제비꽃 여인숙>, 민음사,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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