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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속의 마을잔치

김종렬(09) 작성일 05-05-10 11:40 9,778회 3건

본문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울 것 같아 영덕행을 포기하고 토요일 아침부터
마을행사 준비에 들어갔다. 마을에 도착하니 벌써 돼지 잡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선수들이 많아 30관짜리 돼지 한마리가 시작과 동시에 거의 해체되고 만다.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사와서 하면 일이야 쉽지만 아마도 잔치분위기가 덜하다.
미리 마련해둔 즉석 숯불판으로 아직 체온이 가시지 않은 돼지고기 몇 움큼이
올라오고, 뿌라스틱 댓병쇠주가 사정없이 쓰러진다. 마시는 게 아니라 그냥 갖다붓는다.
이어 구울거리 수육거리 찌게거리 고사거리를 구분하고, 행사장 천막치기로 들어갔다.

이래저래 해가 저물고, 문득 문득 영덕쪽 생각에 속으로 짜증이 나기도 하고...
이튿날 일찌기 고향에 도착해 고사 돼지머리를 삶고 축문과 제수을 준비하고
이것저것 점검하는 사이 마을사람이며 출향인들의 반가운 행렬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예상외의 참조금과 물품으로 보아 서서이 신바람이 나기 시작한다.
모처럼 마을이 살아있다. 그저 눈빛만 봐도 즐겁고 마냥 행복하다.
아니 차라리 눈물이 날 지경이다.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해묵은 먼 축억들을 하나씩 되내이고 불러내느라
입가에 침이 마른다.

오후가 넘어서자 여기 저기 어깨춤이 덩실덩실 일어나고
흥이 돌기 시작한다. 나도 제법 술이 오르고 분위기를 잡기 시작한다.
앰프에다 아예 동네방송 마이크까지 갖다붙였으니, 온동네가 노래소리로 가득 넘친다.
서로 껴안고 어깨동무하고 업고 난리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울마실 아지매들 노는데는 일가견이 있다.
평소 그 펑퍼짐하던 궁뎅이가 물찬 제비처럼 허공에 날아다닌다.
내숭많은 젊은 새댁들도 조금씩 끼어들더니 시간이 흐르자 술병과 안주접시 들고 누비며
끼를 발산하기 시작한다.
다들 미쳐버렸다. 하기사 하루쯤 미치자고 하는 일 아닌감.
날이 캄캄한지 한참이 지나도 아무도 집으로 갈 생각을 않는다.
점점 음악이 빨라지고 메들리로 이어진다. 발광하듯 흔들어댄다.
그 속에 끼어있으면 차라리 눈물이 날 지경이다.
안주가 식어 퍽퍽하다며 투정을 부린다. 하여 잽싸게 회를 주문한다.
이어 먹음직스런 싱싱한 횟감이 덤으로 무더기로 날라오고
일단 숨을 고르고서 다시 흔들어대는데 거의 무아지경이다.
그 와중에도 자꾸 영덕에 못 간 게 마음에 걸리더이다.
내 비장의 곱사춤이 나온다.(거의 미쳐야 나오는, 아주 드문....)
바가지 하나를 등에 넣고 바지단을 적당히 걷어올리고 얄구진 모자 삐딱하게 눌러쓰고
스텐 국그릇에 숟가락 하나 들면 거의 예술이다. 아니 인간문화재급이다.
특히 평소의 내 이미지와는 너무 다르기 땜에 상대방의 즐거움이 더 크다.
울엄니는 제발 그것만은 좀 자제하라고 하지만서두...

한참 띵까띵까 노는데 최병제 부부와 조상훈 부부가 영덕모임에 참석하고 잠시 울산에 온 정성모가 우리 고향마실로 온거였다. 어디 숯가마찜질방 좋은데 있는데 가자며....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고. 어째 분위기상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던 터라....
내가 술이 좀 덜되었으면 성모랑 다들 한잔했을낀데, 지금 생각하이 넘 아쉽구만.
언제 우리 마실로 나들이 함 하세요.
다른 건 몰라도 촌닭 정도는 실컷 잡아드리리다.
병아리때부터 직접 키우고 있는 걸로....언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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