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들의 군무를 보며
김종렬(09)
작성일
06-11-07 11:13 9,4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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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부터 범서 앞뜰에 까마귀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줄곧 북녘하늘을 바라보며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었는데,
약속처럼 올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아침이면 어디론가 떠났다가, 해질녘이면 다시 모여드는데,
그때마다 검은 군무가 일품입니다. 마치 수만의 낙엽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때는 재수없는 징조의 대명사로 누명을 쓰기도 했고,
또 한때는 거시기에 좋다고 해서 많은 수난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저 평온해 보입니다.
더러 날개가 시원찮거나 다리를 절룩이는 놈들도 보이지만,
든든한 동지애로 인해 무사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까마귀는 이곳에서는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하여 지금은 그래도 그들에게 내어줄 들마당이 있어 다행입니다.
하지만 내일은 늘 불안합니다.
언제 어느 때, 엉성한 개발논리와 어설픈 명분에 밀려
잠시 쉬어 갈 터마저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지금의 이 땅이, 결국 까마귀들의 소유임을 인정하는 날이 오기까지는
아직은 너무 멀어보입니다.
어쩌면 오늘은 미리 그들에게 사과의 말이라도 전할까 봅니다.
줄곧 북녘하늘을 바라보며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었는데,
약속처럼 올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아침이면 어디론가 떠났다가, 해질녘이면 다시 모여드는데,
그때마다 검은 군무가 일품입니다. 마치 수만의 낙엽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때는 재수없는 징조의 대명사로 누명을 쓰기도 했고,
또 한때는 거시기에 좋다고 해서 많은 수난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저 평온해 보입니다.
더러 날개가 시원찮거나 다리를 절룩이는 놈들도 보이지만,
든든한 동지애로 인해 무사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까마귀는 이곳에서는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하여 지금은 그래도 그들에게 내어줄 들마당이 있어 다행입니다.
하지만 내일은 늘 불안합니다.
언제 어느 때, 엉성한 개발논리와 어설픈 명분에 밀려
잠시 쉬어 갈 터마저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지금의 이 땅이, 결국 까마귀들의 소유임을 인정하는 날이 오기까지는
아직은 너무 멀어보입니다.
어쩌면 오늘은 미리 그들에게 사과의 말이라도 전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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