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해는 중천인데...
김종렬(09)
작성일
07-01-05 12:20 9,306회
4건
본문
어찌된 판인지 요즘은 낮술이 잦다.
바쁜 저녁 시간을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 생각한 것이다.
오랜 버릇 탓일까. 이상하게도 점심만 먹고 헤어지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든다.
적든 많든 그래도 몇 잔의 반주라도 먹어야 덜 깨름직하다.
낮모임이 참석하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낯익은 후배들 서넛이 시끌벅적하다.
뭔가 좋은 일이 있어 보인다. 아니나다를까 '행님, 오늘 몇 수 했심더.' 사냥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차 트렁크를 열어보니 청둥오리 숫놈 한 마리,까투리( 암꿩) 한 마리에 비둘기도 한 마리 끼어 있다. '보~자~. 이놈들 눈은 제대로 달려있나?' 하고 우스갯 소리를 건네자
다들 명포수라며 금방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이 바닥의 부를 사람 다 불러놓고 곧장 단골 식당으로 직행, 익숙한 솜씨로 금방 털이 벗겨진다.
다듬질이 끝나면 나머지는 내 할 일이다.
이 바닥에선 토끼며 꿩 요리는 당연 내가 으뜸이다.
넥타이를 풀고 소매를 걷어부치면 영락없는 주방장이다. 그러고보니 제법 때깔나는 호텔급 주방장 자세다.
요리법은 이렇다.
우선 고기부터 넣고 푹 익힌다. 눌러붙지 않을 정도의 물만 붓고 거의 볶듯이.....
그래 고기가 쫄깃하고 고소하며 씹는 맛이 좋다.
어느 정도 고기가 익으면 다진 마늘을 넣고 다시 끓인다. 비린내가 없어진다.
그런 다음 비켜 친 무를 듬뿍 넣고 다시 저으며 끓인다. 그래야 고기의 깊은 맛이 무속에 배인다.
이어 적당량의 물을 넣고 고춧가루를 풀고 소금간을 하며 푹 끓인다가 마지막에 대파 썰은 것을 넣으면 된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토끼와 오리는 고기가 중심이다. 물은 가능한 적게 붓는다. 경상도 말로 빠짝지근하게....대신 꿩은 국물 중심이다. 국물이 시원하고 아주 시원하다.
한참 요리를 하는 사이, 석쇠에는 비둘기가 구워지고 있다. 비둘기는 보기보다 가슴살이 많아 세 마리면 꿩 한 마리 양과 비슷할 정도로 속이 꽉 차 있다. 물론 소금구이가 제격이다. 후배놈이 구운 고기 한 점과 쇠주 한 잔을 들고 주방으로 들어온다. 이것이 우리고을 선후배간 인심이며 정나미다.
이윽코 마지막 간을 본다.
스스로 내 입에서 '캬~! 기가 막힌다. 예술이다, 예술.'
다들 고기며 국물 맛을 보고는 약속이나 한듯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역시 행님이다. 이건 국보다, 국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더 이상 벌어진 후담에 대해선 생략한다.
상상해 보시라.
바쁜 저녁 시간을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 생각한 것이다.
오랜 버릇 탓일까. 이상하게도 점심만 먹고 헤어지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든다.
적든 많든 그래도 몇 잔의 반주라도 먹어야 덜 깨름직하다.
낮모임이 참석하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낯익은 후배들 서넛이 시끌벅적하다.
뭔가 좋은 일이 있어 보인다. 아니나다를까 '행님, 오늘 몇 수 했심더.' 사냥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차 트렁크를 열어보니 청둥오리 숫놈 한 마리,까투리( 암꿩) 한 마리에 비둘기도 한 마리 끼어 있다. '보~자~. 이놈들 눈은 제대로 달려있나?' 하고 우스갯 소리를 건네자
다들 명포수라며 금방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이 바닥의 부를 사람 다 불러놓고 곧장 단골 식당으로 직행, 익숙한 솜씨로 금방 털이 벗겨진다.
다듬질이 끝나면 나머지는 내 할 일이다.
이 바닥에선 토끼며 꿩 요리는 당연 내가 으뜸이다.
넥타이를 풀고 소매를 걷어부치면 영락없는 주방장이다. 그러고보니 제법 때깔나는 호텔급 주방장 자세다.
요리법은 이렇다.
우선 고기부터 넣고 푹 익힌다. 눌러붙지 않을 정도의 물만 붓고 거의 볶듯이.....
그래 고기가 쫄깃하고 고소하며 씹는 맛이 좋다.
어느 정도 고기가 익으면 다진 마늘을 넣고 다시 끓인다. 비린내가 없어진다.
그런 다음 비켜 친 무를 듬뿍 넣고 다시 저으며 끓인다. 그래야 고기의 깊은 맛이 무속에 배인다.
이어 적당량의 물을 넣고 고춧가루를 풀고 소금간을 하며 푹 끓인다가 마지막에 대파 썰은 것을 넣으면 된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토끼와 오리는 고기가 중심이다. 물은 가능한 적게 붓는다. 경상도 말로 빠짝지근하게....대신 꿩은 국물 중심이다. 국물이 시원하고 아주 시원하다.
한참 요리를 하는 사이, 석쇠에는 비둘기가 구워지고 있다. 비둘기는 보기보다 가슴살이 많아 세 마리면 꿩 한 마리 양과 비슷할 정도로 속이 꽉 차 있다. 물론 소금구이가 제격이다. 후배놈이 구운 고기 한 점과 쇠주 한 잔을 들고 주방으로 들어온다. 이것이 우리고을 선후배간 인심이며 정나미다.
이윽코 마지막 간을 본다.
스스로 내 입에서 '캬~! 기가 막힌다. 예술이다, 예술.'
다들 고기며 국물 맛을 보고는 약속이나 한듯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역시 행님이다. 이건 국보다, 국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더 이상 벌어진 후담에 대해선 생략한다.
상상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