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커뮤니티 열린게시판

커뮤니티

열린게시판
한줄TALK
포토갤러리
동문회 페이스북
집행부 동정
VOD 자료실
한줄광고 등록하기
졸업앨범 보기
열린게시판
이 게시판은 학고인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상업적 광고, 개인·단체의홍보, 특정인에 대한 음해·비방 등 본 사이트 운영취지와 무관한 내용은 사전 동의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금남로의 밤

김종렬(09) 작성일 07-07-02 17:38 8,367회 2건

본문

유월의 광주 금남로에서
술 마시며 문학 운운하기가
얼마나 사치스럽고 부끄럽던지

참혹한 역사의 칼날 앞에
쓰러지고 피 흘리며 죽어 간 영령들이
아직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어
텅 빈 도청 꼭대기엔 밤늦도록 수의가 흩날리고
앞 광장엔 채 거두지 못한 핏빛 그림자가
가는 숨을 몰아쉬며 드러누워 있었어
낡은 벽과 처마 사이로 간간이 통곡소리 들리곤 했었어.
그런 밤이었어 공기마저 무겁던.
 
술 마시기엔 염치가 없었지만
취하지 않고선 견딜 수 없던 금남로의 밤
까짓것 드러낸 가시내들의 허연 허벅지와
젖통을 본능적으로 훔쳐보며
오래도록 술집을 빠져나오지 못했어
아니 그렇게 갇히고 싶었어
가끔 독설을 퍼부은 것은
술을 마시기 위한 위장이었을 뿐.
 
어느새 금남로엔 새벽안개가 짙게 깔리고
간밤에 버려진 전단지 같은 내가
역사의 행간을 비겁하게 빠져나오고 있었어
비틀비틀.

 

댓글목록

박경은(03)님의 댓글

박경은(03)

이문조(01)님의 댓글

이문조(01)

 
 

Total 9,656건 543 페이지
열린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36 울산城 전투도 돌아온다 댓글31 김잠출(07) 06-26 12133
4235 동기님들께 고개숙여 댓글7 박기현(07) 07-02 9562
4234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 댓글9 이상필(02) 07-02 8319
4233 학고인편집위에서 드리는 글 2 댓글3 김종렬(09) 07-02 8654
4232 이제 좀 철이... 김종렬(09) 07-02 9409
금남로의 밤 댓글2 김종렬(09) 07-02 8368
4230 곰탕과 김치 김종렬(09) 07-02 9561
4229 ★남편의거기 ..아내의 그곳 ★ 댓글5 정연무(07) 07-02 10074
4228 학고인편집위에서 드리는 글 1 김종렬(09) 07-02 5751
4227 취중에 한 말도 아내를 감동시킨다 이정걸(02) 07-02 7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