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큰 어른 법정 스님이 입적했다. 평생 목숨처럼 간직했던 ‘무소유’의 철학을 끝까지 실천해 보인 큰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엔 형형색색 만장(輓章)도, 꽃상여도 없었다. 간소한 행렬을 지켜보며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추모객들의 기도소리만이 허공에 메아리칠 뿐이었다. 스님이 생전에 “내가 어떻게 가는지 보라”며 가장 간소한 장례를 부탁했듯이 빈소에는 과일 하나, 떡 한 조각도 없었다.’
<본문 ‘아름다운 유산(遺産)’ 중에서>
시인 김부조씨가 첫번째 칼럼집 ‘자신을 찾아서’를 펴냈다.
칼럼집 ‘자신을 찾아서’는 김부조씨가 5년 전부터 ‘울산제일일보’와 ‘경상일보’에 연재한 100여편의 칼럼 가운데 70여편을 추려 엮은 책이다.
책에 수록된 칼럼은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서울에서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객지인의 망향가를 노래하는가 하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어느 의대 교수의 가슴 따뜻한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이 시대 큰 어른들을 기리는 아름다운 이별의 순간들도 찬찬히 담겨 있다.
또 사라지는 동네서점 이야기, 급격하게 떨어지는 독서율, 베이비부머가 사회적으로 처한 위기 등 현대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지적하는 칼럼도 다수 볼 수 있다.
올 가을 두 번째 시집을 펴낼 계획이라는 김씨는 “앞으로도 우리의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이야기를 발굴해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시인 김부조씨는 1957년 울산에서 태어나 1981년 전국대학생문예 소설부문에서 대상, 2009년 ‘지구문학’ 시 부문 신인상, 2010년에는 ‘한국산문’ 수필 신인상, 2012년 제3회 백교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울산제일일보’ ‘김부조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리운 것은 아름답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