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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풍 간산기 2부  박현호 14회

박춘호(01) 작성일 08-02-26 05:18 9,476회 3건

본문

 

 

학풍회 카페에 올라온 간산기를 올려드립니다

학풍회원인 14회 월지 박현호 동문님이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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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순배의 소주와

막걸리가 돌고나자

한층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특히, 자칭 ‘찢어진 백과사전’이라 일컫는

은진당(銀辰堂) 선배의 걸걸한 입담은

하루종일 일행들의 배꼽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았다.


은진당은 

오늘 이 식당 아주머니를 일컬어

“얼굴은 무수리인데 음식은 대장금”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학풍회(鶴風會). 

학성고등학교 풍수지리학 동호회의 줄임말이다.

2006년 9월경부터 인터넷 카페로 발전하여

제1회 선배 옥상 회장님을 비롯하여 30여명의 동문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카페에는 풍수지리, 명리학,

향토자료, 상고사 등에 관한 방대한 글이 올라와 있다.

나의 경우 지난 해 4월에 가입을 했지만

그동안 번개 모임에만 몇 번 참석을 했을 뿐

오늘과 같은 간룡(看龍)은 처음이다.

간룡 모임이 비정기적으로 열린데다

주말마다 내 나름대로 산행을 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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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 생가)

 

식사를 끝내고 다시 간룡에 나섰다.

오후 2시 50분. 상북면 소석리 유재명 생가를 방문하였다.

유재명씨는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양산시 지구당의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는데

지금으로서는 공천이 가장 유력하단다. 


옥상 회장님은

지붕을 수리중인 생가 앞에서

풍수 강의를 계속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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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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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청룡)


“좌청룡은 남자, 관직 등을 상징하고

우백호는 여자, 재물 등을 상징한다.

이곳은 좌우로 좌청룡 우백호가 모두 잘 갖추어져 있기는 하지만

좌청룡보다는 우백호가 훨씬 다채롭고 풍성하다.

 

 

참고로 풍수에서는 장곡(長谷)이라 하여

터 뒤에 골짜기가 있는 것을 좋지 않게 보는데

이곳은 용케도 장곡을 피했다”고 하셨다.


나는 풍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일자무식이지만

그 자리에 서면 웬지 모르게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면

일단은 괜찮은 자리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라다 보이는 곳.

다시 말해 안산(案山)이

양택 풍수에서는 제일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그가 매일 바라보고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곳만큼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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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그 생가에서는

천성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의 결과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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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20분.

홍롱폭포(虹瀧瀑布)를 찾았다.

떨어지는 물줄기에 햇살이 비치면

무지개가 뜨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지 싶었다.


절에서 폭포로 올라가는 입구에

수정문(守正門)이라 새겨진 작은 돌문이 있는데

그 양쪽의 기둥에는 다음과 같은 선시(禪詩)가 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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庭前有月松無影                뜰 앞 달 있어도 소나무 그림자 없고

정전유월송무영

欄外無風竹有聲                난간 밖 바람 없어도 대나무 소리 들린다.

난외무풍죽유성 


아! 나는 언제쯤이나

저 바깥 경계에 휘둘리지 않고

자재(自在)한 절대자유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폭포에 걸린 물줄기는

강아지 오줌마냥 빈약하였다.

그러나 둥그렇게 반원을 그리며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절벽은

절경(絶景)이라 할 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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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왼쪽 구석에는

 ‘관음전(觀音展)’이라는 현판이 붙은

귀엽고 예쁜 전각이 한 채 앉아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관음전일까.

물론 관세음보살을 모셨기 때문일 터이지만

왜 하필 물가에 관음전을 세웠을까.

소리[音]를 관(觀)한다는 것.

여기서의 소리는 분명히 물소리일 것이다.

그리고 물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수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터이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는

일정한 규칙적인 리듬이 있다.

그리고 그 리듬은 그것을 듣는 사람의 호흡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마치 빠르고 경쾌한 리듬의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느리고 무거운 리듬을 들으면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처럼

물소리의 규칙적인 리듬에 따라 호흡이 완만하고 차분하게 가라앉게 되면

영적 각성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도 그만큼 쉬워지지 않을까.


이런 내 추론이 전혀 근거가 없지도 않은 것이

남해 금산의 보리암, 양양 낙산사의 홍련암, 강화 석모도의 보문사,

가까이는 부산 송정의 용궁사까지 전국의 유명한 관음기도 도량치고

물가나 바닷가 아닌 곳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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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상북면 호계리에 있는

마애불(磨崖佛)을 찾아갔다.

이 마애불은 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전체적인 모습은 고려시대의 그것처럼 투박하고 고졸해 보였고

그래서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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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마애불 바위 아래에는

원효대사가 그 속에서 수행했다고 하여

‘반고굴’이라는 이름이 붙은 넓은 천연동굴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세분의 부처님을 모신 당당한 석굴 법당으로 잘 꾸며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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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호계리 마애불은 서향(西向)을 하고 있는데,

이것과 관련하여 옥상 회장님이 다시 풍수 해설을 보태셨다.

우리나라의 마애불은 대개가 동향 아니면 서향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침에 해가 떠오르거나 저녁에 해가 질 때

붉은 빛이 마애불에 비쳐 신령하고 장엄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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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30분.

오늘의 마지막 답사지인 북정리 고분군을 찾아갔다.

이곳 무덤들은 6세기경의 신라시대 고분이라고 하는데

여러 개의 커다란 무덤들이 천성산 서쪽자락에 웅크리고 앉아

양산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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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회장님은

이 고분들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풍수이론이 들어오기 전에 조성된 것으로

우리 고유의 자생풍수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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