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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풍회 야간 간산

박춘호(01) 작성일 08-10-17 20:50 9,263회 3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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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2시반 서창을 출발하다

학풍회에 서택기회원 같은 산꾼이 있어 야간 간산을 갈수 있다는건

내 생에 큰 축복이다

나는 내 침낭과 옷가지 몇개 준비하고

청옥당이 부식일체를 준비했다

옥조당과 성옥당은 야간숙식에 대한 등산장비 일체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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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힘들었다

나를 보고 산을 오른다는 횐님들

등에 무겁도록 짊어지고

손에도 무겁도록 들고 재약산을 오르다

 

무겁게 야간 숙식장비 일체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면서

나를 보고 오른다는 말이 무슨말인지

처음에 퍼뜩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알고 보니 나같이 산을 못타는 오십대도 오르는데

지거 사십대가 왜 못올라가겠느냐는 그런 뜻이였다 ㅋㅋㅋ

육십대가 되면 야간 산행 위험하다고 낑가줄지 의문이다  ㅎㅎㅎ

낑가 줄때 마니 댕기야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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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계곡을 만나 얼굴에 물을 끼얹다

홍류계곡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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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때 화랑들이 호연지기를 닦았다는 재약산 계곡

오영수의 은냇골 이야기의 산실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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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 밤은 무르익어가고 ....

호야불 두개가 밤을 지샌다

 

밤은 깊어가고

산새들도 잠들고

바람도 잠들면

 

땅이 운다

땅이 소리내어 우는 울음을 듣기위해서

야간 간산을 온것이다

땅이 우는 울음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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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볼트의 지기가 뭉쳐져있는 재약산 사자 바우

이 바우 밑에서 탠트를 치고 배낭을 풀었다

옥조당 산꾼이 찾아낸 명당자리는 천하 명당이였다

피부로 지기를 체감해서 찾았다는 대 명당에 일박한다니 가슴이 콩닥거렸다

 

명당자리에 흙을 파서

흙속에 유정란을 묻어두면

알에서 병아리가 나온다는 말이있듯

따스한 온기가 맴돈다

그래서 겨울에 눈이 내려도

명당자리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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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에서 바라보는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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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 홍류폭포랍니다

아즉 계곡물은 홍류로 물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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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옥당과 옥조당이 장을본 먹거리들

양주에 빼갈에 댓병소주에

오리고기 삼겹살에

성옥당 마눌이 준비해준 쌈장에 가을 상치는 꿀맛이었다

재약산 깊은 산속  한밤중에 먹는 저녁은

보약이 따로 없었다

 

먼 산마루에서

부엉이도 부엉부엉 술배 고프다고 울었다

가을배가 고팠던 나도 배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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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새우며 모닥불은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우리들의 이야기도 끝이 없었다

.............................................

 

자정이 지나고

바람도 잠들고

산짐승도 잠들면 그때

땅이 울겠지

재약산의 울음소리 들리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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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트는 텅텅비고

호야불을 피해서

절대 어두운곳을  찾아

엿새 초승달과 별을 보러 갔다 ...

 

탠트위에는 처녀림이 욱어져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나무잎에서 떨어지는 이슬방울은 빗방울 떨어지듯 했고

투닥닥 소리내는 것은  꿀밤 늘지는 소리였다

처음엔 꿀밤 늘지는 소리에 놀랐지만

자주 들으니 만성이되어 놀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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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특별회원들의 탠트다

 

십미터 밖에는 완전 초겨울 저녁 산바람이 쌩쌩 불었는데

이곳 탠트친 명당 자리에서는 런닝으로 다녔다

올라올때 땀에 흠뻑젖은 옷은 비에젖은듯 축축해서 벗어두고

런닝으로 있어도 춥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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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높은 바위 위라 제자는 어지러워 눈을 감고

나까지 눈을 감으면 떨어져 황천객이 될것 같아 나는 눈을 부름뜨야만 했다 ㅋㅋㅋ

 

수십년전 어느해였던가

설악산에서 여자 제자와 스승이 등산 갔다가 낭떨어지에서 떨어져 둘다 죽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온갖 소문을 참말처럼 지어내어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도배한적이 있다

내가 여기와서 보니 자살이 아니라 다만 앗차 발을 헛디디면

노란 신문을 장식하면서 그렇게 황천객이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계곡이 깊고 험해서 날짐승도 피한다는 재약산 절벽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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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맞닿는 높은 절벽위다

청해당이 꽉잡아 몸의 균형을 잡았지만

온몸이 찌리찌리 아찔아찔했다 

발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산세를 설명하는데 ....

한마디도 빠트리지 않고 머리에 집어넣는 청해당

풍수란 머리로 하는게 아니여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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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같아 보이는데

이름도 없고

주련도 없고

대웅전도 칠성각도 산신각도 없다

그 흔한 풍경도 안달렸다

 

부처상도 보살상도 없다

우상 숭배라고 아예 처음부터 들이지 않았는지 모른다

법당도 없다

암자도 토굴냄새도 나지 않는

아주 소박한 영혼이 거주하는 집인가 보다

 

아니면 천년 묵은 이무기가 사는 집인지도 모른다

방금이라도 하얀 소복 차림의 천년묵은 이무기가 튀어 나올듯

적막 강산이다

 

하얀 고무신  한짝이 정갈하게 놓여져 있고

방문도 열려 있는데

인기척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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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조당 !!!

정말 수고 많았다

앞에는 매고 뒤에는 짊어지고

그렇게 오르는데 누가 못오르겠다고 감히 말하겠는가 !!!!!!!!!!!!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니 보고 올랐다

다른 회원들은 나 보고 올랐다고 하지만  ㅎㅎㅎ

 

어려운 코스라고 짜증내는 모습 안볼라고 먼저 올라가 버렸다

맨몸으로도 오르기 힘든 코스였다

그런 힘든곳에서 명당은 우리를 반겼다

 

풍수가가 이론적으로 찾아낸 명당과

산꾼이 체감적으로 찾아낸 명당은  틀린다

풍수 이론보다는 산꾼의  직감이 더 정확하다는걸 오늘 다시 한번 느꼈다

 

재약산의 수백만 볼트의 지기속에 하루밤을 지세우고 오니

오늘 새벽 생기가 펄펄 솟아나

몸이 하늘을 날라 다니는듯 거침이 없다

마음 까지도 .....

올때는 나는 하산주를 먹지 않고

그래서 내가 차 몰고 오다

횐님들 모두 모두 정말 고생 많았다

 

야간 산행은 번개로 할 생각이다

다음은 정족산 펄펄끓는 솥 속에서 탠트치고 일박 하면서

쏱아져 내리는 별과 동해바다의 일출을 보러

야간 간산을  생각해 본다

 

성옥당은 야간 간산을 위해서 비싼 침낭을 하나 준비했다니

그 본전을 뽑을려면 자주 자주 가야지  ㅎㅎㅎ

우짜등동 옥조당을 잘 꼬드겨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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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이 너무 깊고 험해서 날짐승도 피한다는 재약산 층층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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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곡 어딘가에 천년 묵은 이무기가 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방금이라도 나와서 안개 자욱히 피우지나 않을까

우리 일행을 영원히 하산할수 없도록 이 깊은 계곡에 잡아두지나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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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묵은 거미가 때로는

천년묵은 산삼의 모습을 ....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빨간 단풍 나무 바로 위에

백년 묵은 산삼 한뿌리가 웃고 있었다

할배 얼굴에 흰 수염을 길게 하고 ...

 

 

은냇골이라는 아주 깊은 첩첩산중에 전설적인 골짜기가 있었다.
그 곳은 산이 첩첩으로 가리어 날짐승도 망설이는 곳이었다.
그 곳에는 전설이 하나 있었다.
 
[약초 캐는 형제가 어느 날 은냇골이 내려다보이는 바위 벼랑까지 왔다가
골짜기에 삼밭이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벼랑이 너무 험해 내려가지 못하고 표시만 해 놓고 되돌아갔다.
 형제는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하기로 약속하고 며칠 후 다시 찾아왔다.
칡으로 바구니를 얽고 밧줄을 맨 다음, 몸집이 작은 아우가 먼저 줄을 타고 내려갔다.
한 바구니 두 바구니 자꾸 욕심을 내다가 동생이 줄을 타고 벼랑을 올라올 때 별안간 바위틈에서
가마솥만한 거미가 나와 이 밧줄을 끊어 버렸다. 결국 형제는 안개 속에 싸여 묻혀 버렸다.]
 
그래서 이 은냇골에서는 후손이 벌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난 후에도 두세 집이 대를 이어 살아왔으나, 후손이 벌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설화(雪禍)로 인해 두 집이 생매장되는 통에 절손(絶孫)되고 말았다.
이런 내력이 있는 곳인지라 그 후로 이 은냇골에는 세상에서 떳떳하지 못한 이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 그들은 세상과는 등을 지고 살았다.
 바깥 세상과 굳이 인연이 있다면,
그것은 생활용품을 장만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약초를 팔러 산을 내려갈 때뿐이었다.
산을 내려갈 때도 두 사람 이상이 갔다. 그것도 가족이 아닌 이웃을 엄정히 선정하여 보냈다.
어느 해 삼 두 뿌리를 갖고 도망가 버린 홀아비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이 은냇골은 겨울이 유난히 길었다.
눈이 쌓이면 빤히 보이는 이웃끼리도 내왕을 못하는 곳이어서
눈이 내릴 쭘이면 꿩 한 마리를 잡아도 술 몇 사발을 걸러 이웃을 불러들여 정을 나누었다.
이처럼 그들은 한 가족처럼 지냈다. 장에 갈 사람이 선정되어 이들이 아침 일찍 길을 떠나는 날이면,
마을 사람들은 종일 마음이 설레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해가 져도 오지 않으면 관솔에 불을 켜 들고 모두 마중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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