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의 기적
박창홍(15)
작성일
09-10-02 15:19 9,4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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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의 기적 고구려가 넓은 영토를 다스렸던 것은 고구려인의 용맹과 지혜 때문이기도 했지만 주변 부족보다 먼저 철(鐵)을 제련해 무기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철은 우주공간과 지구 표면에 비교적 흔한 원소(元素)이지만 경제적, 가공상의 이유로 실제로 사용하는데는 제한돼 있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철의 대부분은 45억년 전 지구가 태어난 이후 22억년 무렵에 만들어졌으며 발견된 시기는 2000~3000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꽃필 수 있었던 것은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carnegie)가 1875년 피츠버그에 창업한 철강회사 에드가 톰슨 스틸웍스가 큰 역할을 했다. 피츠버그는 미국 철강업의 주무대로 발전해 1910년대 미국 철강생산의 3분의 1이상을 도맡는 최대 공업도시가 됐다. 부(富)를 축적한 카네기는 1901년 철강회사를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카네기 재단’을 설립, 18년간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위대한 사업으로 일생을 보냈다.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12개의 종합대학과 국내외에 걸쳐 2500개의 도서관, 5000개의 교회를 지어 헌납해 미국기업들이 전인류를 향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철강도시 피츠버그는 1970년대부터 미국 철상산업이 무너지면서 한때 70만명에 이르렀던 인구가 1980년대에 30만명으로 줄고 망한도시의 표본으로 지목됐다. 지독한 공해도시로 ‘뚜껑열린 지옥’이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피츠버그는 시와 시민들이나서 도시를 ‘부활’시키는데 성공했다. 우선 환경정화에 나서 푸른하늘을 되찾았다. 또 컴퓨터·핵공학과 바이오 의학 등 첨단산업과 교육·관광·금융·영화 등 주요산업을 적극 유치해 철강산업이 빠져나간 공백을 메웠다. 카네기 멜런대와 피츠버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녹색기술도 활성화했다. 2007년 경제주간지 포브스(Forbes)선정 ‘미국의 깨끗한 도시’ 10위에 올랐고 올해 이코노미스트지는 피츠버그를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세계에서 29번째로 살기 좋은 곳’으로 꼽았다. 현재 피츠버그의 실업률은 7%대로, 9%대인 미국 평균 실업률 보다 낮다. 피츠버그가 미국의 대표적인 도시들을 제치고 제3차 ‘G20 금융정상회의’ 개최지가 된 이유를 알만하다. 세계경제가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회생을 시도하고 있는 지금 ‘부활’한 피츠버그는 녹색성장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획기적 환경정화로 공해도시에서 ‘녹색산업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울산의 경쟁도시로 손색이 없다. <김병길 주필·편집이사> 울산매일신문 |